누구도 사람 위에 올라설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라도 사람 아래 천한 자리에 내려가야할 사람도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섬김과 사랑이 가득한 자리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거나
아니면 스스로 거만하게 자신을 치장하고 교만한 자리에 앉아서 그 곳이 스스로 높다고 착각하고 살 뿐입니다.
재물로 이웃과 나누는 일은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일이지만
꼭 재물을 나누어 주거나 큰돈을 기부하는 것만 섬김의 자리로 간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오히려 [낮은 자리로 돌아가기]에는 섬김의 손길이 더 절실하게 필요하고, 관심으로 함께 하는 시간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지난 달(08년 12월)에는 저희에게 참 의미가 있는 달이었습니다.
농촌의 어르신들과 장애가 있는 분들을 관광버스로 모시고 온천엘 갔습니다.
스스로 몸을 닦지 못하는 분들을 섬기는데...
그렇지 않아도 시골에서 방치되다시피하신 장애우들의 주변에만 가면 악취가 나는데 그런 분들을 모시고 가서 따듯한 목욕물에 온 몸의 때가 불리니까 비린내와 숨을 쉴 수 없게 만드는 악취가 목욕탕에 진동을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목욕하시던 분들이 그 악취를 참지 못하고 코를 막고 저 멀리 떨어집니다.
우리도 한쪽 구석으로 왔지만 같은 코를 가지고 같은 냄새를 맡으며 그 곁에 붙어서 씻겨 드리려니까 처음에는 구토가 나고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머리를 감기는데 얼마나 뻣뻣하고 거친지 샴푸를 들이붓다시피 서너번을 해서야 부드러워집니다.
때밀이 수건을 밀 때마다 때가 둥글게 말리면서 일어나는 느낌이 .... 그리고 바닥에 굵직한 덩어리로 둘둘 말려서 떨어지는 때가 때를 밀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발바닥에 밟히는데...
도저히 제 정신으로는 할 수가 없을 듯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목욕을 마치고 저녁을 드실 때에는 모든 분들의 몸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듯하고 또 모두들 매우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면서 정말 봉사와 낮은 자리에서의 섬김이 얼마나 스스로에게 풍요를 가져다 주는 지 놀랬습니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스스로 바깥활동이 어려운 분들을 모시고 목욕이라도 성심껏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부족한 이 한 몸의 적은 시간, 적은 물질이 담긴 섬김으로도 행복해지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것으로 보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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