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기막힌 봄날이었습니다.
달력으로는 여름이 다왔는데 아직도 봄은 한낮에만 잠깐 들렀다 가는 손님처럼 온기를 남기지도 않았고 아침과 저녁에는 쌀쌀한 바람이 스산해서 농작물은 자라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밤이면 무서리가 내려 간신히 피운 꽃과 가지를 얼려, 그야말로 냉해를 고스란히 입혀 놓았습니다.
불과 엊그제만 해도 아직도 들녘에는 한 겨울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은 농작물 뿐만 아니라 들판의 잡초들도 기를 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또 가뭄이 심해서 기온뿐만 아니라 날씨도 고난을 재촉하고 강요했습니다.
장뜰에 모이는 분들마다 냉해로 입은 시름을 나누는 이야깃거리 외에는 귀에 들어 오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하소연하거나 원망하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기상악조건으로 우리가 생산하지 못하는 농작물에 대한 대체작물이라도 많아서 우리 농산물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부담스러운 먹거리가 없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실 때, 비록 올 해는 품질이 조금 낮아도 관용하시는 마음으로 이해를 해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올 해는 노지재배 농산물의 출하도 보통 열흘에서 길게는 보름까지 늦춰지고 있습니다.
농업은 이렇게 오지도 않았던 봄날이 가고 가뭄을 앞세우고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의 열정처럼 축구 대표선수들도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도하고 우리나라 정치도 남북관계도 좋아지고 안정되기를 소원합니다.
모든 가정의 형편과 생업도 기름지기를 기도합니다.
행복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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