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에 부처

심농 김경준

어느 날,
스스로 수 없이 자문을 해 봐도
믿겨지지도 않고 인정할 수도 없는데
일 순간 찾아 든
고통의 장애는 내 몸 속에 녹슨 철근처럼 박혀 있으므로......

내 몸이 나의 의지를 거부할 때 겪에 되는,
누구도 도울 수 없는 절망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알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정상과 장애의 사이에
맞잡을 수 없는,
분간할 수도 없는 공간.
그 사이에는
걷히지 않는 어둠 속에 묻힌 채
절망으로 등이 굽도록 통곡하는
많은 이들의 눈물의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장애가 늘어 뜨린 괴악한 사슬---
불편과 고통과
편견의 광장에 벗겨 놓은 수치심으로 인해
사그러드는 자신의 생명을 조롱하며
[내 인생에는 희망없음]을
푯말로 내 세워 놓고
어둠의 한 구석에서 굽은 등으로
영혼까지 질식해 가는 장애우들....

그들과 함께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아픔을 위로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입니다.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보다 더 고귀한 일은
아픔의 자리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아픔이 덜어지고
또
누군가의 고통의 눈물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아픔의 자리에서 일하는 이에게는
노래하는 행복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아픔의 자리에서
누군가의 아픔을 덜어 내기 위해
희생과 봉사만큼 비례해서 노래가 되는 사랑,
스스로 노래하는 행복을
찾아 짊어지고 가는 아름다운 이의 모습을
나는
그저 감격과 감동으로 먼발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2004 장애인의 날
박재명 집사님의 충북도지사 표창 식장에서 심농, 김경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