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사는 행복
심농 김경준
그럼요... ^^
저희는 정말 모두 행복합니다.
고향에 살아서 행복하고 시골에 살아서 행복하고 마을식구가 한집처럼 모여 일하니 또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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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은 "행복이 뭐 별 건가, 싶습니다. 라디오 크게 틀어 놓고 한 마을 사람들이 함께 즐겁게 일하고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하는 이 행복~!
아마도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르시는 도시분들은 모르시는 행복일 겁니다.
한쪽 구석에서는 커피 포트에서 물 끓는 소리가 들리고, 저 멀리 마을 앞 큰 신작로로 간혹 어쩌다가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도 시골에서는 꽤 들을만 한 소리입니다.
하기야 시골에서 듣기 싫은 소리가 어디 있을까요?
마을 앞에 실개천으로 흐르는 졸졸거리는 물소리도 듣기 좋고 가끔 윗마실에서 온 동네가 다 들리는 큰 목소리로 잠실밭에 일나간 할아버지 부르시는 할머님 소리도 참 듣기 좋습니다.
새참 왔다는 소리도 듣기 좋고, 10분만 쉬었다 하자는 소리도 듣기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일 듣기 좋은 소리는 노래방기계는 없지만 솟가락 하나 손에 들고 젊은 농부가 불러주는 유행가 한 곡절입니다.
그렇습니다.
시골사는 농부라고 해서 365일, 하루 종일 뙤약볕에서 흙하고만 뒹굴면서 사는 건 아닙니다.
관심을 가지고 들으면 언제든지 들리는 자연의 소리, 무심결에 지나가는 듯한 -- 촉감좋은 바람, 녹음이 짙어지는 산과 들의 산뜻한 어울림,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돌아가다 마주치는 익숙한 이웃...
고향에서, 한적한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게 참 행복한 일이라고 느껴질 때가 참 많습니다.
답답한 신호등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절벽처럼 사방을 막고 선 회색빛 건물들의 위협적인 가로막음, 여러 대의 자동차가 동시에 질러대는 시끄러운 소리, 여기 저기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바쁜 종적 뒤에 따르는 조급함... 그런 인생 소음에 묻히지 않고 산다는 것만 해도 시골에서 사는 것은 최소한 [다행스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좀 더 관조하는 삶에 익숙해지고, 여유를 가지고 느린 삶의 박자에 어우러져 장단 맞출 줄 알게 되면 지금 여기서 내가 살고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고 또 행복하단 걸 알게 되지요.
정말 환하게 치아를 드러내고 밝은 웃음을 진하게, 호탕하게 웃을 수 있는 행복....
그렇습니다.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우리는 지금 무척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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